본문 바로가기
실생활 속 수학/입시

대학입학 성공한 선배의 수능 관련 썰

by meceng 2020. 11. 20.
반응형

여느 때라면 수능이 이미 끝나고 한참 멍 때리고 있을 때지만,

올해 전염병으로 수능이 연기되는 바람에 

고3 수험생들이 여전히 수능을 기다리고 있다.

 

이젠 수능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시기이기에,

고3 수험생들을 위해 수능 썰을 풀어보겠다.

 

나는 2년전, 2018년에 치른 2019 수능을 봤었다.

당시 나의 심정이란, 정말로 당장 뛰쳐나가 놀고 싶었고, 얼른 이 수능 공부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것 같다. 

워낙 수능 공부는 재미없었고, 매번 똑같은 것만 반복해야 하기에, 색다른 것에 목이 말랐었다.

 

대학 입학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절이라, 대학 입학을 못하면 실패한 인생일 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안 나오면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기도 했고,

실제로도 그런 면이 있기는 하니까..

 

또 여태까지 몇년간 해왔던 공부를 한자리에서 테스트받는다는 누구나 아는 그런 부담스러움에 괜스레 더 떨리고 긴장됐다.

 

그런데 그렇게 수능 전까지 차근차근 공부를 하던 나는 수능 날이 다가올수록 압박감을 더 받으면서, 결국 건강관리에 실패하였다.

 

열이 심한 감기에 걸린 것이다. 물론 올해 그랬다면 정말 큰일이었겠다.

이 글을 읽는 수험생들은 꼭 수능 전에 컨디션 관리를 잘하길 바란다.

수능 전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침대에만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수능장에 갔다. 머리가 띵!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고, 그 상태로 국어 영역을 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필 국어가 불수능이었고, 나는 그대로 말아먹었다.

18분이면 다 푸는 화법과 작문에서 27분이 걸린 것이다.

 

망한 것이다. 허둥지둥 대다가 국어 시험을 날리고 말았다.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

항상 모든 시험에서 중요한 것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지나간 것에 대해서는 일체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또

"끝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아는 이 격언들을 떠올려 임기응변해야 한다(멘탈 관리 잘하자).

 

계획대로 안 됐다면 그 상황에서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를 찾자.

어쨌든 많이 잘 맞추면 되는 게임이니까..

끝마칠 때까지 집중해야 된다.

 

국어 영역이 끝나고 얼이 나갈 법도 했지만, 이미 제출한 시험지는 이제 바꿀 수 없는 것.

그저 다음 시험을 더 잘 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최선이었다.

그렇게 쉬는 시간에 생각을 가다듬고서 멘탈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밥 먹는시간. 도시락을 꺼내어 혼자 밥을 먹는다. 국어, 수학 시험에서 못 풀었던 문제들에 대해서 떠올려보기도 하고, 남은 시험들은 어떻게 풀지에 대해서 생각도 하면서, 밥을 먹어치운다.

 

이 집, 닭죽이 맛있구먼...

 

배를 채우고 나니 영어 시험은 좀 덜 긴장된 채로 보았지만,

탐구 영역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몇 시간 뒤면 펼쳐질 자유가 눈앞에 아른거리기도 하고, 최저 생각도 나면서 내가 과연 수능 최저를 맞출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한국사 시간에 최저를 맞출 수 있는 시나리오를 짜본다. 이런.. 탐구 중 하나만 망해도 최저가 위태위태하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마지막 과학 탐구 영역이다(나는 이과였다).

두 번째 탐구는 II과목이다(서울대 간다).

 

아찔했던 30분. 어느새 지나고 지나 수능이 끝난단다.

끝났다.

 

제일 먼저 드는 기분은 드디어 끝난 건가...

그다음은 허무함.

이렇게 내가 여태 공부한 게 끝이 났구나.

 

뒤이어 있을 면접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김장철이라 밭에 가서 김치 담글 배추를 날랐다.

아무 생각이 없었고, 멍떄리기만을 반복했던 것 같다.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다행이었지만, 그 결과가 나기까지 얼마나 긴장되고 고된지..

대학을 붙으면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진짜 내가 가고 싶은 곳 가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과외 잡아서 용돈도 벌고, 게임도 하루 종일 해도 누구 하나 말리지 않는다.

 

수능 전에도 저런 미래를 꿈꾸며 기다리고 또 버텼던 것 같다. 해방감과 자유.

 

여러분들도 남은 2주 잘 버티고 준비하여, 위와 같은 자유를 하루빨리 누리길 바란다.

물론 시국이 시국인지라 어디 하나 놀러 가지도 못하겠지만, 놀러 가는 것 외에 심적 부담감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고3 수험생들 파이팅!

 

 

반응형

댓글